Lee, Taesoo

이태수 (b.1981)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서울시립대학원 환경조각학과


개인전

2018 세운, 예술가의실험실–이태수개인전(스페이스바421,서울)

2017 스페이스선+추천작가전-이태수개인전Vanishingpoint (스페이스선+,서울)


단체전

2018    Art N Work‘Culture & Art Project(인사아트센터, 서울)

2017메멘토모리(쿤스트원,서울)

Art N Work‘Culture & Art Project(SJ 쿤스트할레, 서울)

모던보이아티스트콜라보레이션(예술통남학당,서울)

2009 기,물질과생명(중랑아트센터, 서울)

2008 NewGeneration (복합문화공간Kring)

Touchable& Visible(터치아트갤러리,헤이리)

2007 SpaceExplorer(베이징,중국)

에피소드제1막(갤러리각,서울)

대한민국신진작가발언전(인사아트프라자,서울)

행정도시공공미술프로젝트-종촌가슴에품다展(종촌)

전시그룹‘마감뉴스’기획바람피우다展(너리굴문화마을,안성)

SoundofMind展(신미술관, 청주)


작품설치

2017LH 대구신서지구작품설치

2015세종시정부청사작품설치

2013(주)부영주택남양주남광.신우주택재건축현장작품설치

2012(주)부영주택춘천칠전현장작품설치

LH세종시첫마을아파트작품설치

LH대전노은3지구작품설치

Review

무게의 가치


To Be / To Have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참을 수 없는 가치의 가벼움'의 전시 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L'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1984)'이라는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소설에서 연유하였다. 이 소설을 떠올리는 전시 제목은 무겁고도 무거운 우리말로 '참을 수 없는'이라고 번역된 프랑스어 insoutenable이나 영어의 unbearable은 원래는 모두 '무거워서 감당할 수 없는' 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따라서 이 제목이 가지는 일차적인 뜻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무겁게 여겨지는 존재의 진실로서의 가벼움' 무겁고도 무거운 가치(존재)의 가벼움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살아야 한다면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존재'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며 '가치'를 또 다른 작품에 연결짓는 단어로 떠올렸다고 하였다. '무게감'과 '가치'를 연결짓는 작품들은 관객이 처음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시각적인 무게감에 놀라고, 실제로는 이 작품들이 무척 가벼운 재료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라는 경험을 제공한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물을 통해 작가는 '가치'에 대한 흔히 추구하는 사회적 성공의 잣대가 존재가치(To be)가 아니라 소유가치(To have) 중심 속에 있기에 자아형 인간들이 많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던 것은 아닐까.(금교영. (1995). 막스 쉘러의 가치철학 : 가치의 현상학. 대구: 이문출판사, 1995, pp.274-285.) 우리가 소유하려고 애쓰는 것에만 인생의 잣대를 두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사회에서 어떠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가지는 것에 대해 다시 돌아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무겁다고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무겁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동일한 인공재료로 만들어진 도시건축 재료와 자연물-도시 재생에서 우리가 생각할 것들

작가는 '스페이스바' 공간의 안쪽에 투명한 유리컵을 네 귀퉁이에 놓고 'H-beam(2018)'이라 명명한 작가가 직접 제작한 23개의 철제형태 H빔 젠가 탑을 쌓았다. 세운상가의 세운 메이커스 공간은 새롭게 세운상가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생긴 공간이다. '스페이스바' 공간도 철제 재료가 그대로 벽면이 된 일반 전시 공간보다 공사자재가 많이 노출된 실내 구성요소이다. 그래서인지도 모르지만, 이 새로 조성된 전시장에 작품이 무척 잘 녹아 들었다. 예술 작품이라고 서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사장에서 있다가 들어 온 듯 말이다. 두 번째 'H-beam(2018)' 설치 작품은 빔을 세로로 종이컵으로 지지대를 만들고 그 위에 쌓은 형태를 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Stone(2018)'이라고 명명한 작품은 설치된 전체 크기가 167×120×75cm로 일반 문을 통화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사이즈의 바위 형태의 오브제를 플라스틱으로 실제 철삿줄처럼 제작한 줄로 공중에 띄워 설치한 작품이었다. 바위는 더 가볍게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고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물이 사람의 힘으로 제거되는 순간을 포착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건축재료와 자연의 바위 대비는 새로 쌓이는 형태와 제거되는 순간으로 우리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계발 모습을 제시하였다. 재건축이라는 계발 방식에서 재생이라는 단계로 넘어간 세운상가의 현재와 미래를 떠올려본다.


본질을 보지 못할 수있는 우리의 삶

이번 '세운, 예술가의 실험실'에서 작가는 가벼운 재질로 무거운 대상을 표현한다는 모순적인 관계를 만드는 창조행위를 선택하였다. 무거운 재료로 작업을 할 때와 분명 다른 방식의 태도로 접근하였을 것이다. 전시장은 무척 무겁게 채워졌지만 설치하는 과정에서는 무척 섬세한 조심스러움이 필요하였다. 무거운 재료였다면 종이컵, 유리컵 밑에 아크릴판으로 수평을 맞출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전시 설치 과정에서 카펫의 올 하나하나의 다른 결이 작품을 지탱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짧은 시간의 설치 공정이었지만 '스페이스바' 공간의 분위기뿐 아니라 바닥 면의 성질까지 다시 돌아 보게 하였다.

이렇듯 작품을 통하여 우리는 대상 이면의 보이지 않는 속성, 그리고 이를 둘러싼 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일상에서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들에만 집중해서 그 사건을 이해하기 쉬웠다. 작품을 보는 순간 일상에서 경험하는 일들의 본질에 대해 되돌아보며 우리가 많은 정보를 눈에만 의존한 채 받아들여 온 것을 깨닫는다.(신창호. (2005). 존재와 가치에 대한 사색. 서울 : 경희대학교 출판부. pp. 221-223) 이태수 작가가 사용한 재료의 모순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회적 현상의 문제를, 우리가 찾아가야 할 본질과 가치를 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 


■ 송요비